글라이더 Glider: 전 명 은 Chun Eun

28 May - 27 June 2020 SEOUL
Works
Installation Views
Press release

전명은의 사진은 눈앞에 드러난 현상, 이미지의 외피 너머를 가리키며, 이전과 이후를 연결 짓고 상상하게 한다. 그렇기에 그가 사진으로 담아낸 이미지는 피사체의 고정된 조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어떤 확장된 세계로 관객을 인도한다. 그의 사진에서 피사체는 정지된 상태로서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어딘가에 도달하고자 하는 감각에 가깝다. 표면의 이미지는 다층적 감각을 일깨움으로 시각적 인식 방식에 대해 질문하며, 동시에 특정 주체의 시선과 욕망을 섬세하게 담아냄으로 가장 내밀하면서도 극적인 순간을 보여준다. 기존에 그는 특정 계절의 풍경이 가진 정지되고 움츠린 이미지로부터 생명이 새롭게 피어나는 시간을 연상하게 하거나, 조각가가 남긴 작품으로부터 감각의 한 극단에 서 있는 개인이 발산하는 고도의 생명력을 감지하게 하였다. 문학이나 영화 속의 한 장면, 또는 음악의 선율이나 애정 어린 대화의 시간을 닮아있는 전명은의 사진은 정지된 화면 안 대상만이 가진 고유한 표정에, 그리고 그들의 감각이 응축되어 생명력으로 충동하는 순간에, 더 나아가 그것을 담아내는 한 명의 사진가의 시선에 동시적으로 눈을 머무르게 한다. 

 

본 전시 <글라이더>에서는 신체적으로 가장 완성된 상태라 할 수 있는 젊은 체조선수들과 그들이 다루는 기구, 그리고 그들의 숨과 체온으로 충만했던 체조 공간이 교차한다. 작가가 포착하는 운동선수의 모습은 역동적이기보다는 신체 위로 살짝 비치는 어떤 내밀한 표정과 같으며, 기구를 다루는 그들의 몸짓은 마치 앞으로 펼쳐질 순간의 바로 전 단계에서 그 긴장이 외부로 전이되기 직전 고도로 압축된 어떤 긴장의 순간과 같다. 거기에 더해 인적이 사라진 체조실의 모습은 다시 또 선수들의 소음으로 완성될 것만 같은 기다림의 순간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전시와 동명의 노래에서 제각각 흩어진 소리를 진동시킴으로 공간감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려 했던 것과도 닮아있다. 결국 전명은이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시선과 몸짓, 그리고 그들이 교감하는 사물과 공간으로부터 발견한 이미지의 외피 너머에 존재하는 특별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Chun Eun’s photographs point beyond the phenomenon exposed before our eyes, indicating far beyond the envelope of images, enabling us to explore the a priori/a posteriori connections and imaginations. That is why, the images photographically captured by the artist transcend the immobile, figurative beauty of subjects, inviting the audience into the universe of an expanded state. The subjects in her photos are not images in a still state but sensations aspiring to reach somewhere. Images of the surface awaken multi-layered sensations, questioning ways to achieve visual perception, while delicately capturing the views and desires of a specific subject, to reveal the most secretive and dramatic moments. Chun used to enable the association of time, whose vitality newly bursts from the still, withdrawn images of landscapes of some season or feelings of a highly advanced vitality released by an individual standing at one extreme of the senses based on the works left behind by a sculptor. The artist’s photographs, akin to the time from a scene of a literary or cinematographic work, melodies of music or affectionate conversations, allow for a synchronized focus on the unique expressions exhibited by the subjects inside the still screen, also the moment their senses condense and collide into vitality, and furthermore the gaze of the photographer who is capturing all this.